찬란함 속에 숨겨진 공허함과 수치
■ 찬란함 속에 숨겨진 공허함과 수치
성경 에스더서는 화려한 잔치와 위엄으로 시작됩니다. 바사와 페르시아의 위대한 왕 아하수에로 왕은 127도(度)를 다스리는 광활한 제국의 왕이었습니다. 그의 권세는 강력했고, 그의 부와 영화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죠.
그러나 이 찬란함 속에는 놀랍도록 공허한 인간의 본성이 숨어 있었습니다. 외적인 부귀와 권력이 절정에 달했을 때, 내부에서는 인간의 자존심과 교만이 무너지고 있었어요.
■ 180일의 호화로운 잔치
"왕은 자기의 영화로운 나라의 부함과 위험을 나타내려고"(에스더 1:4) 무려 180일 동안이나 잔치를 베풉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온 백성, 귀천을 막론하고 7일간 왕궁 후원에서 잔치를 이어가요.
그런데 이 잔치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었습니다. 자기 자랑의 극치였죠. 술을 마시는 것도 법에 따라 강제하지 않고, 각 사람의 뜻대로 마시게 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규율이 사라진 그 자리는 곧 방종과 오만이 들어설 자리였던 거죠.
■ 왕비 와스디의 거절과 폐위
잔치가 무르익자, 아하수에로 왕은 자신의 왕비 와스디의 아름다움을 신하들과 백성들 앞에 드러내고 싶어 했습니다. 그녀를 보여주고 싶다는 말은,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여성을 물건처럼 여기는 태도였죠.
하지만 왕비 와스디는 이를 거절합니다. 그는 인간으로서, 여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 했습니다. 이 행동은 왕의 분노를 자아냈고, 결국 그는 그녀를 폐위시키게 돼요.
여기서 우리는 왕의 권세는 커도, 마음의 그릇은 좁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온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지만, 한 사람의 결정 앞에선 자존심과 체면에 끌려 결정해버리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되는 거죠.
■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 에스더의 등장을 준비하시다
와스디의 폐위 사건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인간의 실수와 무지 속에서도 일하십니다. 아하수에로 왕이 충동적으로 내린 결정은, 후에 에스더를 왕비로 세우기 위한 배경이 되지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위기에 처할 때, 하나님은 이미 에스더라는 지혜롭고 용감한 여인을 예비하고 계셨어요. 세상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인간의 허망함과 수치스러움, 그 속에서도 하나님은 조용히 일하고 계셨습니다.
■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이 에스더서의 시작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큰 메시지를 전해줘요. 겉으론 화려해 보여도, 속이 텅 빈 인생이라면 결국 무너지고 말겠죠. 반면,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인생은 비록 시작은 작고 낮아 보여도, 반드시 때가 되어 쓰임받는 도구가 됩니다.
혹시 지금,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마음이 공허하고 수치스러우신가요? 그렇다면 하나님이 준비하고 계시는 전환점이 가까이 왔는지도 몰라요. 에스더처럼, 하나님이 준비하신 자리로 나아갈 때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